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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현대모비스 전동화 기술의 메카 의왕연구소 가보니…"글로벌 전동화시장 '석권' 기대해도 좋네"

이영국 상무 "전동화 3대 연구개발전력인 배터리시스템·구동시스템·전력변환시스템 추진"

세계 최초 신기술 15개 등 핵심부품 선보여…의왕연구소에서 미디어 초청 'R&D 테크데이' 개최

미래 먹거리 확보 R&D에 매년 15% 투자 증대…올해 1.7조원연구개발 인력도 7000명


[의왕(경기)=오토모닝 정영창 기자] 세계 자동차업계의 트렌드는 전동화이다. 내연기관의 시대는 점차 줄어들고 이제 전동화가 그 바톤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메이커들은 이미 수년전부터 전동화 작업에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이들은 수많은 시간과 연구개발 투자를 진행해오고 있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서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유수의 메이커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술력 확보에 전력을 쏟고 있다. 그결과,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EV6, EV9 등은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의 차로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동화 전략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그 해답을 찾기위해 글로벌 전동화 전략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의왕 연구소를 방문했다. 

현대모비스 의왕 연구소는 '차세대 전동화 기술 개발을 위한 혁신 거점'이라는 타이틀이 붙을 정도로 전동화 기술의 핵심 메카이다. 입구를 들어서면 마치 대형 호텔을 연상시키는 로비에 연구 협업과 업무 미팅, 휴식 등을 위한 공간들이 상호 연결돼 ‘창의적 협업’에 최적화된 공간이라는 게 드러난다. 이곳 전동화 연구동은 지하 4층~지상 5층 규모로 연구동과 부속동을 포함해 전체 2만1600평 규모다. 

전동화 엔지니어링실장 이영국 상무는 "연구 개발과 함께 시험 및 성능 평가, 품질분석 등 전동화 핵심 부품 개발을 위한 종합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대표적으로 배터리 시스템(BSA)의 개발과 평가,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BMS) 기능 안전 시험, 전동화 부품 전자파 시험 등 다양한 R&D 활동이 이곳에서 진행된다"며 "전동화 핵심 부품 설계부터 개발, 양산 품질 확보까지 모든 것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또 "올해에만 역대 최대 규모인 1조7천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전동화와 전장 분야 등에 집중 투자한 결과다. 현대모비스는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자동차산업에서 미래 먹거리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R&D 전략을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2일 기자가 방문한 의왕연구소 전동화 연구동 1층에는 '2024 R&D 테크데이'가 열리고 있었다. 전동화와 전장, 안전, 램프 등 향후 2~3년내 상용화될 모빌리티 신기술  65종을 처음으로 공개한 자리다. 이 가운데는 15개의 세계 최초 기술도 포함됐다. 

테크데이는 현대모비스가 원래 격년 단위로 연구개발 성과를 모아 고객사에만 선보이던 일종의 프로모션 행사다. 올해는 이를 외부에도 공개하면서 미래 모빌리티 연구개발 결과물에 대한 자신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대모비스 의왕연구소 전동화 연구동은 차세대 전동화 기술을 연구하는 전문 연구 시설로 지난해 말 준공됐다. 연구개발을 포함해 시험과 평가, 품질분석 등 전동화 핵심부품 개발을 모두 담당하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테크데이의 주제를 '영감의 집합'이라는 뜻의 'Collective Inspiration'으로 정했다. 현대모비스가 연구개발 중인 모든 연관 부문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하나의 거대한 모빌리티 통합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모빌리티 트렌드에 맞는 선행 과제 추진과 탄력적인 연구개발 문화, 대규모 투자에 따른 인재 확보로 이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구동 시스템과 배터리 시스템, 전력변환시스템이라는 전동화 핵심부품 3대 개발 전략도 함께 발표했다. 지난 2011년 하이브리드용 배터리 시스템, 모터와 인버터 등 전동화 주요 부품 개발에 성공한 이래 지금까지 확보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단위 부품에서 시스템, 더 나아가 AAM과 로보틱스에 특화된 전동화 솔루션으로 업계를 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동화 엔지니어링실장 이영국 상무는 "캐즘이라는 대외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곳 의왕연구소에서 수백 명의 연구진이 차질 없는 연구개발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라며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부품 경쟁력은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업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은 상태로, 이번 R&D 테크데이에도 유럽을 포함한 다수의 글로벌 고객사들이 방문했다"라고 밝혔다. 


현대모비스의 3대 전동화 부품 개발 전략 가운데 한 축인 구동 시스템은 모터와 감속기 인버터를 통합한 '3 in 1 구동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시스템을 소형화하고, 고효율의 전자기 설계와 오일 냉각, 전력 모듈 기술이 핵심이다. 이를 바탕으로 목적기반차량(PBV)이나 미래항공 이동성(AAM)에 특화된 구동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배터리 시스템은 열관리 안정화 기술을 중점 확보하고 있다. 열 전이를 지연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원천 방지하는 내열성·내화성을 갖춘 시스템 개발이 목표다. 또한 현재의 배터리 셀-모듈-팩 형태로 이어지는 시스템 구성 단계에서 모듈화를 건너 팩으로 직접 만드는 셀 투 팩(Cell to Pack) 기술을 통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 밖에 차세대 배터리 셀이나 폐배터리를 활용한 선행기술도 미래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전력변환시스템은 전기차 충전용 통신 제어장치로 불리는 EVCC(Electric Vehicle Communication Controller)를 통합한 차세대 ICCU(Integrated Charging Control Unit)를 중점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기차와 충전 인프라, 스마트홈 기능을 연결하는 궁극적인 전기차용 V2X(Vehicle to Everything)를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는 이에 필요한 전력반도체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수년간 CES를 포함한 글로벌 전시회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일반 관람객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과 함께 글로벌 고객사 대상 해외 수주로 이어지는 비즈니스 창구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차원이다. 

이번 R&D 테크데이에 역대급으로 많은 전시품을 공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총 65종의 전시품 가운데는 전장부품이 21개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자율주행과 첨단 센서류, 주차지원 시스템,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커넥티비티를 아우르는 인포테인먼트 신기술이 주를 이뤘다. 

세계가 주목할만한 신기술= 현대모비스가 자신있게 공개한 신기술은 최대 탐지거리를 350m로 늘린 고성능 전방 레이더, 악천후 기상 상황에도 인식 기능을 개선한 적외선 카메라, 차량 케어에 특화된 생성형 AI, 시야각을 넓힌 3D 디스플레이 등이다. 

전동화 부품은 시장 동향과 고객사 요구사항에 맞춰 시장을 주도할 차세대 제품군을 선보였다. 대표적으로 크랩 주행이 가능한 인 휠 모터를 비롯해, 도심 운송에 특화된 소형트럭용 차세대 구동 시스템, 고전력 밀도를 확보한 양방향 ICCU 등이다. 전기차 핵심 전력변환 변환 부품인 인덕터에 고가의 희소금속인 니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니켈프리 금속분말로 만든 코어 장치, 초고속 배터리 충전 냉각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안전과 섀시분야도 에어백과 램프, 제동과 조향 등 주요 핵심부품 분야에서 세계 최초 신기술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현대모비스는 충돌 시 뇌 상해를 줄이는 동승석 에어백과 HD LED를 적용해 도로 위의 주변 상황들과 소통하며 적절한 정보를 표출하는 커뮤니케이션 헤드램프, 3세대 회생제동시스템, 그리고 북미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가 혁신 기술로 선정한 후륜 조향 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기자의 눈에 들어온 현대모비스의 신기술은 Switchable Privacy Mode 디스플레이이다. 시야각 제어 기술을 적용한 차량 전면부 디스플레이로 주행 중 운전자와 동승자의 디스플레이 시야각을 제한하거나, 공유할 수 있다. 운행 중 동승자가 미디어를 시청할 때 운전자의 주의 분산을 방지하고, 주행 안전성을 확보해주는 기술이다. 

다수의 탑승객에게 동시에 3D로 이미지를 나타내는 몰입형 디스플레이도 눈에 띈다. 기존 3D 디스플레이는 안구의 위치를 파악해 좌/우 다른 이미지를 출력하는 방식으로 단일 사용자에게 작동하기 때문에 차량용 클러스터에 제한적인 적용만 가능했다. 

반면 멀티뷰 기능을 적용한 모비스의 차량용 3D 디스플레이는 빛의 특성을 변화시켜 여러 사용자에 다른 이미지를 출력하는 방식으로, 다수 사용자가 동시 사용 가능하고 디스플레이 적용에도 제한이 없다는게 현대모비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운전자의 뇌파를 측정해 졸음과 부주의 운전을 예방하는 엠브레인 기술도 주목할만하다. 엠브레인 M.Brain 뇌파 신호 기반 운전자 부주의 케어 시스템은 뇌파를 감지해 운전자 부주의 정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주의력이 떨어지면 시각/촉각/청각경고를 제공한다. 자동차 분야 최초 뇌파 측정 기술을 적용했으며, 특히 버스/상용차 등 차량 운전자의 졸음 및 부주의 운전으로 발생하는 대형사고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 

또한 22kW 양방향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역시 기대할 만한 신기술로 꼽힌다. 충전 효율을 좌우하는 전력밀도를 높이고, 자체 개발한 3병렬 전력회로를 채택해 차량내 V2L(차량 전력 전자제품 이용) 활용도를 극대화해 주는 모비스의 ICCU(통합충전제어장치) 기술은 충전용량을 높여 전기차 충전속도도 대폭 향상시켜주는 장점을 갖췄다. 

희소금속 니켈을 사용하지 않고 전자기 물성은 확보한 인덕터용 니켈프리 금속분말 코어도 소개됐다. ICCU(통합충전제어장치) 내부에서 변압기 역할을 하는 인덕터는 전류변화에 의해 발생한 자기력선의 통로 역할을 한다. 인덕터의 코어는 니켈계 금속분말로 만들어지는데 고가의 재료라 전기차 가격이 높아지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모비스는 세계 최초로 니켈이 들어가지 않는 금속분말 연자성 코어를 개발해 희소금속인 니켈의 가격변동 및 원가상승 리스크를 낮춰가고 있다. 






e-코너시스템의 구동역할을 수행하는 인휠 모터에 대해 기자들의 관심도 높았다. 모비스에 따르면 e-코너 시스템은 휠 내부에 구동모터를 장착한 차세대 구동 시스템 인휠 모터와 조향/제동/서스펜션 기능을 통합한 e-코너 시스템은, 미래 모빌리티에 대응하기 위한 신개념 융복한 구조를 상징하는 모비스의 대표 기술 중 하나이다. 각 가능의 독립 구동 및 90도 이상 조향이 가능해 크랩주행, 제로턴, 피봇턴 등 차별화된 미래 모빌리티 무빙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것.

PBV용 에어백 신기술 역시 주목할만한 신기술로 꼽힌다. 셀프 스탠딩 동승석 에어백, 후석 승객 보호 정면 에어백은 앞유리에 에어백이 닿지 않아도 스스로 지탱력을 확보한 신기술이다. 

윈드실드 지지가 어려운 대형 실내공간 PBV 차량에 탑승한 승객 보호에 특화된 동승석 에어백과 어느 자리든 장착이 가능해 뒷좌석 승객의 상해를 막아주는 후면 장착 에어백 등 모비스는 모빌리티 내 모든 구역의 안전을 책임지는 에어백 토탈 솔루션을 지향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램프를 통해 다양한 표현의 시그널로 보행자와 주변 차량과 소통할 수 있는 기술도 선보였다. 최신 기술 및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한 차세대 헤드램프 시스템은 3D/히든 효과 구현을 통해 차별화된 디자인을 제안하고, 후진가이드/턴시그널 등 시그널을 도로면에 투사한다. 아울러 시각정보를 이용해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헤드램프로 운전자는 물론 보행자 안전도 함께 생각한다. 




'차세대 전동화 기술의 요람 의왕 전동화 연구동은 어떤곳= 현대모비스 의왕연구소 전동화 연구동은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 

의왕 전동화 연구동은 기존 경기도 용인 기술연구소와 의왕, 서산 등으로 분산돼 있던 전동화 분야 R&D 역량과 연구인력을 통합했다. 현대모비스는 구동시스템, 배터리시스템, 전력변환시스템 등 3대 전동화 핵심 부품을 무기로 글로벌 전동화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이 곳 연구동이 그 핵심 기지인 셈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전동화 사업에서만 매출 12조 원을 넘었다. 올해는 전동화 캐즘(일시적 둔화 현상) 영향을 받고 있지만 전동화 분야가 미래 먹거리임이 확실한 만큼, 현대모비스는 선제적 투자와 차별화된 사업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방침이다. 

미래 먹거리인 전동화 분야 역량 강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핵심 인재들이다. 이 곳 전동화 연구동은 유능한 인재들이 창의적인 공간에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크리에이티브랩, 캐쥬얼랩, 중정 회의실 등 다양한 혁신 공간을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직원들이 쉼과 힐링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한의원과 약국, 카페, 편의점 등 편의 시설은 물론 피트니스센터와 게임룸, 도서관 등 다양한 복지 시설도 들어서 있다. 현재 이 곳 연구동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은 650명 수준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의왕 전동화 연구동은 1000명 가까운 인원이 근무할 수 있다"며 "글로벌 고객사 수주와 차세대 전동화 기술 개발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 인재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전동화 분야 중추 기지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창 기자 jyc@automorn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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