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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현대모비스 미래 신기술 산실 서산주행시험장을 가다

미래차 테스트 베드…자율주행 시스템 테스트·세계 최장 250m 터널시험로 등 구축


[서산=오토모닝 정영창 기자] 충청남도 서산이 첨단 기술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모비스 서산 주행시험장 때문이다. 논과 밭 뿐인 허허 벌판이 확 바뀌었다. 현대모비스는 진입로를 위해 도로를 정비하고 아스팔트도 깔았다. 현대모비스 미래 신기술의 산실인 서산 주행시험장을 찾았다.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 내 첨단시험로는 복잡한 도심의 거리를 그대로 담아냈다. 자율주행에 필요한 실제 거리를 그대로 연출한 것. 자율주행 테스트를 위한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6월에 완공한 이곳에 지능형교통시스템(ITS) 환경을 구축해 매일 자율주행 시스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에서 자율주행차 개발을 맡고 있는 이원오 책임연구원은 “도심 자율주행차 M.BILLY는 독자 개발한 전방 레이더가 장착됐다"며 "자율주행 단계는 3단계지만 양산차에 더 가까운 수준으로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첨단시험로에서는 현대모비스의 도심 자율주행차 M.Billy가 테스트 주행을 하고 있었다. M.Billy는 출발 지점에서 서서히 움직였다. 이내 스스로 우회전을 하더니 곧장 사거리 교차로로 진입했다. 좌회전 차선으로 이동해 신호 대기를 받기 위해 멈춰섰다. 신호가 떨어지자 핸들이 왼쪽으로 머뭇거림없이 돌아갔다. V2X(Vehicle to Everything) 통신 기술을 이용해 차량이 신호 바뀜도 스스로 알아챘다.  


자율주행차는 시속 40km로 직선 도로를 달렸다. 주행 차로에 정차한 차량이 발견되자 알아서 옆으로 피한다. 차선 변경이나 신호등 인식 등 정상적인 상황에서의 주행은 물론, 돌발 상황까지 알아서 피한다. 

이원오 책임연구원은 "M.BILLY에는 레이더와 카메라 등 8개 종류, 총 25개의 센서가 장착돼 차량 주변 360도를 감지한다고 한다"며 "오는 2022년 독자 센서를 장착한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 양산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기아 K5 차량에 독자 개발한 전방 레이더를 장착해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자율주행 시스템 장착 비용만 20억원에 달한다. 

현대모비스의 첨단 기술 개발은 자율주행에 그치지 않는다. 램프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세계 최장 250m를 자랑하는 터널 시험로가 바로 그곳.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등 지능형 헤드램프를 개발하는 이곳은 폭이 30m, 길이 250m에 달하는 터널이다. 

이 곳에선 가상의 주행도로에 실차 상태 조건으로 주행하며 조도, 시인성 등 헤드램프의 배광 성능과 야간 주행시 시인 성능을 시뮬레이션 평가한다. 터널 안쪽으로 조금 걸어들어가니 지능형 헤드램프(IFS)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었다. 


지능형 하이빔 시스템이다. 어두컴컴한 시골길 상향등을 켠 채 주행 하다가 마주오는 차량이 보이면 상대방 운전자의 눈부심을 차단하기 위해 차량 부위는 하향등으로 바꿔준다. 차량을 제외한 다른 공간은 그대로 상향등을 유지하며 달린다. 구슬모양의 여러 LED 램프가 상대 차량의 움직임을 추적해 피아노 건반이 움직이듯 켜졌다 꺼졌다하면서 선별적으로 빔 패턴을 변화시켰다.

현대모비스가 자신있게 선보인 시험장은 바로 범용시험로이다.112만㎡(34만평) 부지에 쭉 뻗은 아스팔트 시험로. 머리 위로 떨어지는 햇볕은 뜨겁고 인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세차다. 슬라럼 테스트를 위해 준비된SUV 차량에 탑승했다. 시속 80km로 콘 7개를 지그재그로 통과한다고 시험 담당 연구원이 설명했다. 차가 속도를 붙이나 싶더니 스키 선수가 기문을 통과하듯 좌우로 회전을 거듭했고 미끄러짐 없이 안정적으로 콘을 통과했다. 

차는 그대로 돌아서 이번엔 급차선 변경 코스로 들어섰다. 일명 엘크(ELK) 테스트다. 인적도 차도 없는 한적한 새벽 시골길, 빠르게 달리는 내 차 앞에 고라니 같은 야생동물이 갑자기 출현했을 때를 가정해보자. 순식간에 핸들을 돌려 피하고 차를 본 궤도에 돌려놔야한다.  

엘크 테스트는 이같은 급격한 차선 변경 상황시 차가 미끄러지거나 선로를 이탈하지 않고 조향 안정성을 유지하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엘크’는 북미와 유럽 등에 서식하는 몸집이 큰 야생 사슴을 의미한다. 


기자들을 태우고 직접 운전대를 잡은 장지현 현대모비스 샤시시험개발팀 책임연구원은 “현재는 시속 60km 정도로 급차선 변경을 시도했는데 해외에서는 엘크 테스트를 몇km 속도에 통과하느냐가 소비자들의 신차 구매 정보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범용시험로를 빠져 나온 차량은 ‘저마찰로’로 들어섰다. 범용로에서 조향 안정성을 테스트했다면 이번엔 제동 능력이다. 노면은 세라믹 타일이고 노면 양쪽에서 장치를 이용해 물을 뿌려 주고 있다. 물을 뿌려 매우 미끄러운 타일 위에 자동차가 달리면서 제동 능력을 시험하는 것이다. 

약 50km 속도로 전방을 향해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급정거를 했다. 차가 조금 미끄러지면서도 진행 자세 그대로 안정적으로 멈춰섰다. 

현대모비스에서 제동 시스템 실차 평가를 담당하고 있는 김규환 책임연구원은 “세라믹 노면의 경우 일반 아스팔트 길에 비해 10배 정도 더 미끄럽다고 보면 된다”며 “특수 노면에서 반복적인 평가를 통해 현대모비스가 공급하는 제동 장치의 품질을 철저히 검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산주행시험장은 현대모비스가 약 3000억원을 투자해 2016년 말 완공하고 지난해 상반기부터 본격 가동 중이다. 총 14개의 시험로와 4개의 시험동을 갖추고 자율주행차, 친환경차 등 미래차 핵심 부품의 성능과 품질을 종합 검증하는 곳이다. 글로비스와 합병을 앞두고 있는 현대모비스. 미래 기술의 산실인 이곳에서는 현대모비스이 비젼이 자라나고 있었다. 

정영창 기자 jyc@automorn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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