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토모닝 정영창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수백대에 달하는 로봇이 투입되는 스마트 공장이 원활하게 가동될 수 있게 하는 최첨단 무선 통신 기술을 공개했다.
현대차·기아의 공장에는 다양한 생산 로봇은 물론, 공장 내에서 부품을 운반하는 AGV(Automated guided Vehicle, 무인운반차) 및 AMR(Automated Mobile Robot, 자율이동로봇)과 같은 물류 로봇, 위험 요소를 탐지하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SPOT)’ 등 무선통신 기반의 다양한 첨단 로봇이 운영되고 있다.
이 기기들은 단순히 정해진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상황에 실시간으로 대응해야 하며, 무엇보다 로봇이 정확한 시점에 정확한 동선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무선 통신 안정화 기술이 뒷받침돼야한다.
현대차·기아는 이처럼 스마트 로봇들이 빠르게 늘어나며 고도화되는 생산 공정에 걸맞은 최첨단 무선 통신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와이파이6와 P-5G(Private-5G)[1]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무선 연결 단말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한국과 미국에 특허를 출원했으며 지난해 말부터 현대차 울산 공장과 미국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에 적용된다. [1] 통신사를 통해 제공되는 일반적인 5G(Public-5G)와 달리, 폐쇄된 환경에서 허가된 사용자만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네트워크. 제한된 공간에 빠르고 안정적인 통신을 가능하게 함.
기존에는 와이파이 및 모바일 네트워크를 각각 처리하는 단말기가 별도로 존재했기 때문에 하나를 선택해 로봇에 탑재했고, 이 경우 통신에 장애가 생기면 로봇이 멈추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현대차·기아의 생산 공장이 빠르게 자동화되면서 늘어나는 로봇들의 통신량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이 과정에서 몰린 트래픽이 통신망에 장애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채널을 다양화·안정화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현대차·기아는 ‘와이파이6, P-5G 일체형 단말기’를 개발해 적용함으로써 단말기의 개수와 부피, 무게,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은 물론, P-5G에 장애가 생길 경우 곧바로 와이파이6 방식으로 변경해 통신을 이어가도록 함으로써 혹시 모를 통신 중단 문제를 해결했다.

현대차·기아는 해당 기술을 적용한 뒤 통신문제로 인한 기기 운영 중단 등 생산 차질이 개선됨으로써 공장 운영 효율이 크게 높아졌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단말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협력사에 핵심 기술을 제공해 공동으로 개발하는 등 상생을 도모하기도 했다.
협력사는 현대차·기아의 핵심기술을 활용해 통신 모듈을 활용할 수 있는 API[2]를 개발했으며, 현대차·기아는 이 API를 활용해 데이터를 수집 및 가공, 활용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실시간으로 물류설비의 통신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2]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의 약자로 컴퓨터-소프트웨어를 연결하는 매커니즘을 뜻함. 여기서는 통신 신호와 로봇 사이를 연결하는 매커니즘이라는 의미.
또한 현대차·기아 외 타 기업에 단말기를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기도 했다. 현대차·기아는 현재 와이파이6보다 속도와 안정성 면에서 뛰어난 와이파이7을 활용할 수 있는 통합형 단말기 기술도 개발 중이며, 내년 초 개발을 완료해 국내외 공장에 설치함으로써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정영창 기자 jyc@automorni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