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닝 정영창 기자] 직영중고차 플랫폼 기업 K Car(케이카)가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되는 출시 12년 이내 740여개 모델을 대상으로 평균 시세를 분석하고, 올 한 해 중고차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3가지 요인을 소개했다.
캐즘 장기화 이끈 전기차 화재= 올해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지난 8월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다. 중고 전기차의 시세는 화재 이후 3달 간 하락세를 보였다. 화재 이후 벤츠의 전기 차종은 일제히 시세가 약 5% 하락했으며, 전기차 전체 차종으로는 국산과 수입 각각 3달 평균 1.5% 내외의 하락폭을 겪었다.
중고차 시세는 통상적으로 1개월마다 전월 대비 1% 내외로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으로, 전체 차종에서 1.5% 하락은 시장에서 큰 약세를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12월 들어 전기차 시세는 많이 안정화되어, 국산차와 수입차 각각 2.3%, 1.4% 상승했다.
디젤 화물차 단종에 따른 LPG 전환= 올해 초 디젤 화물차 단종과 함께 LPG 모델 전환이 이루어졌지만, 도심권 외 지역에서의 충전소 부족이 큰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화물차 주요 모델인 포터와 봉고3는 LPG 전환 이후에도 대기 수요가 감소하며 시세가 하락했다.
특히 LPG 차량의 짧은 주행거리에 따른 불편함이 교외 거주 소비자들 사이에서 화물차 교체를 주저하게 만든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간 소극적으로 진행됐던 화물차 할인 프로모션이 등장했으며, 최대 20% 할인이 적용되는 이례적인 상황도 발생했다. 올 12월에는 현대의 포터2 LPi 2.5 터보 카고 모델이 5.9%, 기아의 더 뉴 봉고 III 트럭 LPi 2.5 터보 카고는 3.6%로 크게 하락했다.
9인승 새로운 라이벌 구도 '팰리세이드' vs '카니발'= 이번 달 6일에 공개된 팰리세이드 신형 모델 출시로 인해 기존 ‘팰리세이드’과 ‘카니발’ 인기 하락이 두드러지며 대형 SUV와 RV시장에서 시세 조정이 올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대표 모델인 △현대 더 뉴 팰리세이드(-6.1%) △기아 더 뉴 카니발 하이브리드 4세대(-3.3%) △시에나 4세대(-1.8%) △혼다 오딧세이(-0.4%) 등이 12월에 하락했다.
그간 9인승 RV 시장은 ‘카니발’의 독주 체제라고 표현할 만큼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한정적이었다. 이번 팰리세이드 신형 모델은 9인승 모델도 출시되어 카니발과의 대결 구도도 주목받고 있다.
이민구 케이카 PM팀 수석 애널리스트 겸 경기과학기술대학교 미래모빌리티설계과 겸임 교수는 “올해는 연초부터 유가 안정과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중고차 시장이 비교적 안정화된 시기”라며, “내년에는 기업형 사업자들의 참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중고차 거래대수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영창 기자 jyc@automorni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