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닝 정영창 기자] ‘전기차 캐즘’으로 올해 국내 내수 전기차 시장이 역성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중고 전기차 시장은 성장세다. 올해 3분기(7~9월) 중고 전기차 실거래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50.38% 증가했다(출처: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여전히 중고 전기차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최대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대표 김상범)이 자사 플랫폼에서 거래된 지난 5년 중고 전기차 동향을 발표했다.
최근 5년 간 엔카닷컴에 등록된 전기차 매물은 매해 꾸준히 성장해왔다. 최근 5년 간 전체 연료 타입 중 전기차 등록대수 비중은 20년 1~9월 0.32%에서 24년 동기간 2.64%로 늘어났다.
전기차 등록매물이 본격적으로 증가한 시기는 21~22년이다. 21년 자동차 제조사들의 신모델 출시가 대거 이뤄지며 전기차 매물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21년 연간 등록대수(약 6300대)는 전년 대비 77%, 22년(약 1만3100대)에는 108% 대거 증가했다.
이후 전기차 초기 구매자들의 차량 보유 기간 및 전기차 의무 보유 기간이 도래하면서 23년 연간 등록대수(약 1만7400대)는 전년 대비 33% 성장해 여전히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엔카닷컴의 1~9월 전기차 등록대수는 이미 23년 전기차 등록대수를 상회하는 약 1만9000대를 넘어섰다.
올해 중고 전기차 시장은 신차시장의 캐즘, 화재 이슈에도 불구하고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엔카닷컴 전체 연료 타입 중 월 별 전기차 거래 비중은 평균 2%대를 유지하면서 완만하게 성장하는 모양새를 그렸다.
실제 전기차 등록대수 비중은 1월 2.03%→3월 2.35%→5월 2.62%→7월 2.98%로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8~9월은 전통적인 여름철 중고차 시장 비수기 영향과 딜러(판매자) 매입 감소로 인해 8월 3.31%에서 9월 2.81%로 등록이 일시적으로 다소 감소했다.
판매대수 비중 또한 1월 2.19%→3월 2.18%→5월 2.53%→7월 2.87%로 증가세를 보였다. 8월에는 비수기 시즌 영향 및 전기차 화재 등의 이슈로 인해 일시적으로 2.46% 미세하게 감소했으나, 9월 들어 2.73%로 다시금 비중이 증가했다. 이는 중고 전기차 가격이 조금씩 하락하고 있어 합리적인 가격대의 장점으로 판매비중이 다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벤츠 전기차 잠재 구매 고객이 현대, 테슬라 등 대체 브랜드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한편, 현재 국내 중고 전기차 시장은 현대, 기아, 테슬라 모델의 판매 호조가 이어지며 전체 시장을 이끌고 있다. 또한 신차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합리적인 가격대의 전기차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선택지다.
현재 중고 전기차 시장은 배터리 진단 기술과 성능점검 등 전기차와 관련된 기술적 및 제도적인 기준이 정립되어 가고 있는 과정에 있어, 이러한 부분이 향후 마련된다면 앞으로의 중고 전기차 거래도 지속 성장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엔카닷컴 데이터를 보았을 때 중고 전기차는 전체의 약 2~3% 비중으로 아직 적지만 매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배터리 진단 영역 등 업계의 기술적인 성장과 제도적인 부분이 지속적으로 보완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중고 전기차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영창 기자 jyc@automorni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