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닝 정영창 기자] 지난 8월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있었던 화재로 인해 전기차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이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기차 대신 구매할 차량으로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선택이 가장 많았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 전기차로의 전환은 필연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플랫폼 기업 K Car(케이카)가 오픈서베이를 통해 전국 20~59세 남녀 500명에게 ‘전기차 인식 변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72.6%는 지난 아파트 주차장 화재 사건 이후 ‘전기차 구매가 망설여진다’고 답했고, 67.8%가 ‘화재 위험성’을 이유로 들었다고 밝혔다.
화재 사건 이후 구매 의향 변화를 물었을 때, 사건 이후에도 ‘여전히 전기차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19.3%에 불과했다. 반면, 55.7%는 ‘일시적 또는 앞으로 전기차를 구매할 의향이 아예 없다’고 밝혀 품질 및 인식 개선 필요성을 강하게 보여줬다.
전기차 대신 다른 연료 차량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이들 중 하이브리드 차량을 대체재로 선택한 비중은 43.6%에 달해 하이브리드 차량의 꾸준한 선호도를 엿볼 수 있었다. 제네시스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준비 중인 것을 비롯, 완성차 업체들도 이와 같은 선호에 발맞춰 차량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 가솔린 차량을 선택한 비중도 35.4%로 나타나며 여전히 높은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이러한 분위기에도 대다수 응답자는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은 대세가 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 적절한 전기차 구매 시점을 묻는 질문에 70.6%의 응답자가 ‘3년 이내~5년 이내’와 ‘5년 이후’를 선택한 반면, 시기와 상관없이 전기차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20% 남짓에 불과했다.
배터리 생산국에 따른 신뢰도 조사에서는 국산이 압도적인 수치로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응답자의 46.6%는 ‘국산 배터리가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답했으나, ‘수입산 배터리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응답자는 3.6%에 불과했다. 다만, ‘둘 다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비율이 43.6%에 달하는 등 전반적인 전기차 배터리의 신뢰도를 하루 빨리 회복해야 할 필요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화재 사건 이후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고 있지만, 해당 조치만으로는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배터리 제조사 공개로 신뢰도가 변화했는지 묻는 질문에 ‘낮아졌다’고 답한 비율은 25.6%로, ‘높아졌다’고 답한 22.2%보다 높았다.
정인국 K카 대표는 ”화재 사건으로 인해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며 소비자들의 구매 의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도래할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업계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영창 기자 jyc@automorni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