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비, 공모가 1만2300원 확정…공모가는 낮추고, 안전망은 높였다

  • 등록 2026.04.20 10:5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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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매청구권 부여…손실제한 공모구조로 하방 보호


[오토모닝 정영창 기자] 국내 전기차 급속 충전 인프라 운영 사업자(CPO) 1위 기업 채비는 지난 10~16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를 토대로 공모가를 희망 밴드 하단인 1만2300원으로 확정했다고 17일 공시했다. 

단기적인 흥행보다 시장 친화적인 가격 설정을 통해 투자자 진입 장벽을 낮추고, 상장 이후 안정적인 주가 흐름과 상승 여력을 확보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채비는 이번 공모에서 풋백옵션(환매청구권) 조항을 포함한 손실제한 공모구조를 채택해 하방 리스크를 일정 수준 보호하고 있어, 투자자 친화적 공모 구조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16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는 총 751개 기관이 참여해 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해외 기관투자자의 약 70%가 공모가 밴드 상단 이상을 제시했고, 전체 기관투자자 수량의 약 38%가 상단 가격에 분포되는 등 전반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확인됐다. 

특히,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두드러지며 해외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이 확인됐다. 참여 기관들은 전반적으로 기업의 본질 가치와 시장 환경을 고려한 가격 수준에서 주문을 제시하며 승자독식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산업의 중장기 성장성에 공감대를 나타냈다. 

채비는 당초 계획 대비 공모 주식 수를 900만 주로 조정하며 시장 친화적 공모 전략을 선택했다. 이는 단기적인 시장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응해 투자자 보호와 수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회사의 펀더멘털과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에는 변함이 없다는 설명이다. 

채비에는 환매청구권이 부여돼 있어 하방 리스크가 일정 수준 보호되는 구조다. 환매청구권이란 상장 후 일정 기간 내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 경우 공모주를 공모가의 90% 수준으로 되팔 수 있는 권리로, 투자자의 손실을 제한하는 안전장치다. 

2025년 이후 환매청구권이 부여된 공모주 18건 가운데 15건이 상장 이후 공모가를 상회했으며, 공모가를 일시적으로 하회하거나 공모가 부근에서 마감한 사례는 3건에 그쳤다. 이러한 통계를 감안하면 채비는 상장일이 가장 낮은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채비는 1분기 CPO 수익성 지표가 당초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보급 속도가 예상을 크게 웃돌고 급속 충전 수요 이동이 본격화되면서, 연초 제시한 '4분기 EBITDA 흑자 전환' 시점 역시 앞당겨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월 국내 신규 등록 자동차 16만4,813대 가운데 전기차는 4만1,232대로 침투율 25%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1만8,431대) 대비 약 2.2배 증가한 수치로, 3월 기준 누적 전기차 판매량은 102만948대로 100만 대를 돌파했다. 올해 연간 판매량은 약 4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통상 비수기였던 1분기에 이미 사상 최고치인 8만7,665대가 판매된 만큼 연간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채비 IPO 사업계획상 전기차 보급 추정치인 24만 대는 물론 2027년 낙관적 추정치인 36만 대도 초과하는 수준으로, 2026년 4분기 EBITDA 흑자 전환 조기 달성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 영향이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데다, 내연기관차에 대한 실질적 패널티가 올해 1월부터 본격 시행됐다는 점에서 충전 수요의 추가 상승 여력도 크다는 분석이다. 

채비의 급속 충전기는 2026년 연간 목표치인 1면당 하루 평균 충전 횟수 2회를 1분기에 이미 달성했다. 같은 기간 급속충전 인프라 신규 보급 대수는 전년 대비 95% 감소했다. LG·SK·한화·롯데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지난해 전기차 충전 사업에서 대거 철수하면서 시장 공급이 급격히 위축된 것이 배경으로,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신규 공급은 줄어드는 구조적 불균형이 선점 사업자인 채비의 가동률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채비는 전체 운영 부지의 약 71%를 임차료 부담이 없는 공공부지로 확보하고 있어, 타 주요 CPO의 10~30% 수준 대비 50% 이상의 높은 공헌이익률을 실현하고 있다. 직접 소유·운영하는 급속 충전면은 약 6,000면으로 국내 민간 사업자 중 최다이며, 정부 납품 및 운영 물량까지 포함하면 약 1만 면 이상의 급속 충전기를 관리해 글로벌 기준으로도 운영 규모 2위 수준이다. 공공부지 선점 전략과 충전기 제조·운영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구조는 가동률 상승분이 고스란히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영업 레버리지 효과를 만들어 낸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우버가 로보택시 운영을 위한 DC 급속충전 허브 구축에 1억 달러(약 1,466억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자율주행 전기차 시대를 앞두고 급속충전 인프라가 핵심 변수로 부각되고 있어 채비의 중장기 성장 내러티브를 뒷받침한다는 평가다. 

최영훈 대표는 앞서 지난 14일 IPO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4분기 EBITDA 기준 흑자 전환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영업이익 기준으로도 본격적인 흑자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며, "충전 수요의 급격한 증가 대비 신규 인프라 공급 부족이 확인되면서 흑자 전환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공모 청약은 20~21일 진행될 예정이며, 대표 주관사는 KB증권·삼성증권이, 공동 주관사는 대신증권·하나증권이 맡았다. 



정영창 기자 jyc@automorn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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