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구매, 간편·정직해진다"…'위탁 판매제' 전환으로 유통구조의 대변화 예고

  • 등록 2025.04.23 23: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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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러사 안 돌아도 된다"…고객이 더 간편하게, 일관된 조건으로 차량 구매 가능해져


[오토모닝 정영창 기자] 국내 수입차 유통 구조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딜러사가 차량을 매입해 자체 제고를 보유하고 판매가격과 혜택까지 자율적으로 운영하던 딜러 매입 판매제에서 '위탁판매(Consignment Sales)' 또는 '직접판매(Direct Sales)'로 전환하는 브랜드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푸조는 최근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 출시와 함께 위탁판매제를 공식 선언했고, 혼다코리아 역시 2023년부터 직접판매 체계로 전환했다. 재규어·랜드로버, 벤츠코리아도 직접판매 체계를 순차 도입할 예정이다. 

직접판매와 위탁판매는 모두 제조사가 차량 소유권을 보유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판매 주체의 차이에 따라 구분된다. 직접판매는 제조사가 계약·결제까지 모든 판매 과정을 직접 수행하는 반면, 푸조가 도입한 위탁판매는 딜러사가 판매와 인도 등 일부 영업 행위만 대행하는 구조다. 고객이 더 간편하게, 일관된 조건으로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 

수입차가 이렇듯 직접 판매 또는 위탁판매를 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배경에는 바로 브랜드 중심의 ‘고객 경험 강화’가 있다. 특히 위탁판매 방식에서 딜러는 단지 판매·전시·고객 응대 역할만 수행한다. 덕분에 제조사는 가격, 혜택, 서비스 기준 등을 직접 통제할 수 있고, 브랜드 일관성이 강화되는 장점이 있다. 

유통 효율성과 데이터 통합이 용이해짐에 따라 고객 구매 데이터, 차량 수요 트렌드, 재고 흐름 등을 제조사가 직접 관리함으로써 마케팅부터 생산 계획까지 정교하게 관리가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 이는 단기 트렌드가 아닌 글로벌 유통 구조 재편 흐름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동화로의 전환 역시 이 같은 전환을 부추기고 있는 요소 중 하나다. 전기차는 마진이 낮고, 오프라인 딜러망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디지털 기반 유통이 적합하다. 이로 인해 재고 부담이 적고, 빠른 피드백이 가능한 직접판매, 또는 위탁판매 구조가 이상적인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딜러사 입장에서도 위탁 판매 방식은 여러 이점을 제공한다. 차량 매입으로 인한 금융 비용과 재고 부담이 줄어들고, 전국에서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가 되기 때문에 치열한 가격 경쟁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또한 판매 중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 운영 효율성이 높아지고, 브랜드 본사와의 협업 구조를 통해 일관된 가격과 혜택을 제공해 고객 신뢰 확보에도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다. 전국 어느 전시장에서든 동일한 가격과 혜택으로 구매할 수 있다. 딜러사를 돌아다니며 흥정이 필요 없고, 구매 과정이 간결하고 믿을 수 있다. 

또한 시승, 계약, 인도, 사후 서비스까지 브랜드 운영 가이드에 맞춰 표준화되기 때문에 딜러별 편차에서 오는 고객 불만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또한 브랜드가 직접 재고를 관리함에 따라 고객이 원하는 트림과 컬러를 빠르게 배정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구매 대기 기간이 단축되고, 재고 상황에 따라 원치 않는 사양을 선택해야 했던 불편함 등이 해소될 수 있다. 특히, 딜러 재고 중심의 할인, 덤핑 등으로 흔들리던 중고차 시세 방어도 수월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입차 브랜드가 단순한 판매 경쟁을 넘어,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환경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소비자들도 재고떨이식 할인을 기다리기 보다, 정찰제 기반의 투명한 거래와 브랜드가 주도하는 건전한 유통 구조에 익숙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브랜드가 단순한 판매 경쟁을 넘어,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환경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소비자들도 재고떨이식 할인을 기다리기 보다, 정찰제 기반의 투명한 거래와 브랜드가 주도하는 건전한 유통 구조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푸조의 위탁 판매 도입은 이러한 흐름을 실천한 대표적인 사례다. 푸조는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가격 혜택을 주기 위해 위탁 판매 체제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푸조는 대부분의 하이브리드가 내연기관보다 1천만원가량 차이나는 것과 비교하면 310만원의 가격 차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했다. 이는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서 팔리는 푸조 308과도 19~34%, 가장 가까운 호주 대비해서도 약 5% 저렴하게 책정돼 상당히 매력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는 이 같은 배경에 "위탁 판매 체제는 딜러사의 재고 부담이 없어지면서 마진을 낮출 수 있었다”면서 “고객은 앞으로도 동일한 가격으로 변동 없이 일관된 조건으로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영창 기자 jyc@automorn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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