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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차 협력금제도,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자동차.부품산업 중복규제...유럽,일본등 수입차만 덕본다.

환경부는 내년 1월부터 승용차 및 10인 이하 승합차(총중량 3.5톤 미만)의 주행거리 당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에 따라 100g/km 이하인 차량에는 보조금을 지급(최대 700만원)하고, 126g/km 이상인 차량에는 부담금을 부과(최대 700만원)하는 '저탄소차 협력금제도' 도입을 추진하면서, 이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국내 자동차 및 부품업계에 친환경차 기술개발 의욕을 더욱 고취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는 우리 자동차 및 부품산업의 현실과 실효성을 감안할 때 다음과 같은 여러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첫째, 우리나라 자동차 및 부품산업이 처한 현실에 대해 사전 분석과 이해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내수시장의 수요 한계, 강성노조 및 고임금에 따른 저효율 생산성으로 인해 국내 완성차 생산은 2011년부터 답보상태(2011466만대2012465만대2013452만대)인 반면, 수입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2013년 약 12.1%(금년 1/4분기는 13.9%)까지 상승하여 국내 완성차 내수판매 감소가 점차 현실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대부분의 차종이 부담금 부과 영역에 속하는 국내 완성차의 경우, 본 제도가 시행되면 판매가 더욱 감소할 것이고, 이는 결국 협력부품업체들의 매출손실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특히,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1차 협력업체 887개사 중 중소기업 비중이 76.9%(682개사)에 달할 정도로 절대 다수이기 때문에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며, 자동차부품업체들의 평균영업이익률이 국내 제조업 평균보다 더 낮음을 감안할 때, 결국 영업이익률 감소R&D 투자 감소경쟁력 약화매출감소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자동차부품업계의 핫 이슈인 통상임금 산정, 근로시간 단축 및 생산원가 절감과 같은 난제(難題)로 인해 대다수의 중소부품업체들이 경영에 상당한 곤란을 겪고 있는 시기인 바, 이러한 것들이 국내 기업을 점점 해외로 내몰아내는 도화선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본 제도는 유럽 및 일본 등 수입 자동차에게 절대 유리한 제도라는 점이다. 본 제도 운영안을 분석해 보면, 현재로서는 전기차, 하이브리드차와 소형 디젤차 등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영역에 속하게 된다.


하이브리드의 경우, 전 세계 자동차생산국들이 유해물질 배출 ‘0(Zero Emission)’인 전기자동차 개발에 주력하고 있을 때, 일본이 그 틈새시장을 이용해서 최초로 상품화한 차량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독일 등 다른 모든 후발주자들이 일본에 미치지 못할 수밖에 없다.


또한 유럽은 1백년에 가까운 디젤 역사를 갖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2005년에야 디젤(경유) 승용차에 대해 환경부가 판매를 허가함으로써 불과 10년도 안 되는 짧은 역사를 갖고 있다. 따라서 주력차종이 디젤 위주인 유럽차와는 달리 국산차는 그동안 가솔린차 위주로 생산할 수밖에 없었다.


가솔린 엔진은 디젤 엔진에 비해 연료 특성상 이산화탄소 발생이 절대 높을 수밖에 없는데 본 제도가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국산 자동차는 유럽차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본 제도가 시행되면 국산차보다는 다수의 일본, 유럽 수입차종들이 보조금 혜택을 받게 되는 역차별적인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 환경부가 만든 법에 의해 대한민국 국민이 국산차 구입시 차량가격 외 추가비용을 부담하고, 그 돈을 고스란히 수입차 사는 사람에게 보조해주는 아주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셋째, 현 정부가 지양하고 있는 중복규제문제에 역행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각 업체마다의 특성에 맞게 차종라인을 구성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한 연비-온실가스(CO2) 배출규제를 이미 단계적으로 강화 시행하고 있는 중이다.


각 완성차회사에서 판매하는 10인승 이하 승용승합차의 평균 연비가 17km/이하(산업부), 또는 평균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140g/km(환경부) 이하를 만족해야 하는데, 이 규제는 미국 및 유럽과 비교해서 동등 내지는 오히려 더 강한 수준이다. 따라서 여기에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까지 시행될 경우, 자동차 및 부품산업계는 2중으로 중복규제를 받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넷째, 실효성 문제이다. 본 제도는 전 세계 자동차 생산국 중 유일하게 프랑스만이 시행하고 있으며, 자동차 생산 강국인 미국, 독일, 일본 등도 시행하지 않고 있는 제도이다. 그만큼 효과도 없고, 자국 자동차산업 육성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프랑스의 경우, 겉으로는 온실가스를 줄인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소형차와 디젤 엔진에 강점이 있는 푸조-시트로엥, 르노 등 자국의 자동차업체를 보호하고자 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대형차에서 소형차로의 차급간 수요이전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프랑스업체의 점유율은 하락했으며, 오히려 고급차 위주인 독일차들의 점유율이 증가했다.


또한 온실가스 저감률도 EU 평균치보다 낮아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목표에 기여했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오히려 제도 시행 전 수준으로 회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결국 보호무역도, 수요이전도, 온실가스 감축도 사실상 실패한 프랑스의 제도를 바로 우리나라가 도입하려는 것이다.

 

1955년 시발(始發)자동차가 이 땅에 선보인 이래 불과 60년이 안 되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세계 5위의 생산대국으로 성장하였으며, 국내고용 1, 수출기여도 1위의 국가 기간산업, 중추산업으로 자리 잡으며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최전선에서 톡톡히 효자노릇을 해오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국내 완성차 및 부품산업계의 피해가 우려되고, 오히려 수입차만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현재 상황에서 본 제도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된다. 특히 해가 갈수록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우위를 점하기 위한 세계 각국 정부의 지원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태에서 자국시장을 열어주는 탄소세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나라는 결코 하나도 없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자동차산업계가 친환경차 기술개발을 위해 계속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경쟁력 있는 고연비고효율 친환경자동차를 개발하는데 본 제도가 지나친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환경부의 전향적이고 전면적인 재검토가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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